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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군체 (스포 리뷰)

by 궈녕쓰 2026. 6. 5.

프리뷰

영화로는 최악. 

아이디어는 최고.

비주얼  : 색감, 촬영, 작화, 그래픽(CG)

⭐️⭐️⭐️⭐️⭐️

부산행에서도 느꼈는데 좀비들의 아크로바틱 한 장면이나, 좀비들의 물량을 표현하는 방식은 정말 좋다. 

길을 아예 막고있는게 인상적.

인물 : 연기력, 캐릭터 매력, 관계성

⭐️

심각하게 평면적이다. 모든 인물이 주인공의 스토리 진행을 위해 사용되고 버려진다.

연출 : 속도감(템포), 편집, 감독의 스타일

⭐️⭐️⭐️

영화가 지루하지는 않았다. 전개가 굉장히 빠르지만 좀 쓸데없는 장면이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장면 설명이나 캐릭터 이야기가 없는 게 아쉽다.

스토리 : 자연스러운 전개, 이음새, 흥미

⭐️⭐️

그냥 다 예측 된다. 개연성도 부족하다. 이 영화의 좋은 점은 '완전한 소통'에 대해 고민해 보고, 이 아이디어에 감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총점 ⭐️⭐️


'완전한 소통'

 

인간이 가지고 있는 소통의 불완전함, 상대방이 느끼는 바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모든 비극들, 그걸 완벽하게 해결한 상태. 그게 바로 우리예요. (구교환, 이하 서영철)

서영철은 '스스로 진화하는 좀비'를 만들어두고 필요한 경우 자신이 학습시킨다.

인간은 모두 다르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행동하는 것이 다르다. 이 세상에 100%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서영철은 이를 '불완전한 소통'이라고 명칭 한다. 

그래서 비극이 발생한다. 

경험에서 빗대어보면 불완전한 소통의 비극이 작게도, 크게도 벌어지는 것 같다. 개개인의 사소한 오해부터, 작은 집단에서 발생하는 문제(따돌림, 소문 등), 국가 단위의 큰 집단에서 발생하는 문제(외교, 정치 등)들은 사람 간의 불완전한 소통에서 원인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천재적인 한 사람이 연구하고 개발한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파하는데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완전한 소통'이 가능한 세계에서 살아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어쩌면 완전한 소통은 많은 문제를 해결해줄지도 모르겠다. 

 

'집단'에게는 완전한 소통이 크나큰 발전으로 이루어질 수 있겠다.

대표적인 '집단' 군대. (ai)
영화의 장면과는 많이 다르지만, 극 중의 대테러 부대는 서영철을 옥상으로 인계하던 중 '군인 좀비'에게 총을 맞아 전멸한다. (ai)

군부대는 지휘체계가 명확해야 한다. 아마 건물에 진입한 대테러 분대끼리 완전한 소통이 가능했다면 정보 공유가 엄청나게 빠를 것이고, 더욱 '하나같이'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나같은 집단으로 움직여 발전을 이룬 예시

한때 ai업계에서 미국의 llm모델을 능가한다고 평가받던 중국의 딥시크
중국은 자국 국민의 데이터를 맘대로 열람할 수 있기에 발전이 엄청나게 빨랐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완전한 소통'은 아니지만 개개인을 존중하는 게 아닌, '집단'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강행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명확한 것 같다.

중국의 딥시크는 한때 미국 llm의 큰 대항마로 여겨졌는데 개개인의 데이터가 민감한 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독재 국가는 국가 발전을 위해 사람들을 도구로 사용할 수 있었다.(중국이 실제로 위와 같이 행동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글에서는 행동했다고 가정해 보자) 

 

나는 개개인을 존중하는게 아니라 집단 발전의 도구로 구성원을 사용했을 때 단순하게 '집단의 관점'에서 더 큰 이득을 본다고 생각한다. (이게 옳다는 건 아니다.)

 

완전한 소통도 비슷할지 모른다. 과학자, 의사, 연구자, 탐험가 등 많은 사람들의 지식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면 서영철이 정의하는 '신인류'는 크게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학자, 의사 같은 지식인들의 의사는 고려하지 않고.

완전한 소통은 인류를 '완전한' 존재로 만들 수 있을까?

불완전한 인간이 이루어 내는 것들

만약 인간이 '완전한 소통'을 하는 존재였다면 좀비같은 바이러스 상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 않을까?

결국 서영철이 말하는 '완전한 소통'을 하는 존재는 집단이 '하나'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하는. 그럼 그 '하나'가 해내지 못한다면 모두가 해내지 못한다는 말 아닐까?

인류는 다른 인간의 실수를 보면서 이를 개선하며 발전해왔다. 또한 한 명의 획기적인 생각이 세계를 바꾸기도 한다. 

불완전한 소통으로 모든 인간이 다르기에, 서로의 차이점에서 발전을 하기도 하고, 한 명이 실패하면 한 명이 성공하기도 한다. 

 

인간은 불완전하지만, 불완전하기에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에 영화에 감사한다.

왜 영화로써는 아쉬운가?

이 영화에서 캐릭터는 도구다.

전지현(이하 권세정)을 제외한 인물은 매력도, 역할도 없어 보인다. 

일진 커플과 피해자 여학생 (이 아이들은 왜 나온건가요?)

영화를 보는데, 일진 커플의 여학생이 민폐 행동을 할 때마다 영화관이 술렁였다. 많이 짜증 났나 보다 ㅋㅋ. 꽤나 쉽게 긴장하고 패닉에 빠지는 캐릭터로 보인다.

일진 커플의 남학생은 초반에 지 여자친구를 버리고 가기도 하지만 별다른 대사나 행동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다 엘리베이터에서 운 나쁘게 좀비에게 물린다. 

피해자 여학생은 좀비 사태만큼이나 학폭 가해자들에게 당한 것이 힘들었기에, 오히려 좀비 사태에서는 침착한 모습을 보인다. 권세정의 '불 꺼'라는 메시지를 침착하게 확인하고 불을 끄기도 하고, 주차장에서 일진 여학생을 도와주기도 한다. 

근데 이게 끝이었다. 뭐라도 할 것 같던 피해자 여학생은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 여학생에게 밀쳐져 좀비가 되었고 탈출하려던 일진 여학생은 자신이 괴롭히던 여학생에게 물린다. 

 

피해를 받던 여학생이 했던 말이 떠오르긴 한다. '너희들이 괴롭힌 게 지금 좀비 사태보다도 힘들었다'

감독은 이 캐릭터를 이용해 불완전한 소통에서 오는 인간 간의 갈등(괴롭힘)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너무나도 부족하고 아쉬운 방식이었다. 

 

이들은 영화 내에서 좀비 사태에서 살아남으려는 학생보다는 그냥 '학폭을 이야기하고 싶은' 감독의 메시지 도구로 사용되고 버려진 느낌이다. 이들의 죽음에 권세정은 별다른 언급도 없다. 

향수를 가져온 달리기 빠른 아저씨

이 역할도 정말 아쉽다. 딱 '향수 가져오는 액션'만 하고 너무 빠르게 퇴장했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액션, 역할을 왜 10분 뒤 퇴장할 조연에 넣어줬을까? 마땅한 캐릭터가 없었나? 그건 아니다. 

지창욱(이하 최현석)이 맡은 경비원 캐릭터, 그리고 그에게 엄청난 액션신을 넣어줄 예정이었다면 최현석에게 역할을 줄 수 있었다. 

단순히 최현석이 주연 캐릭터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에게 이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우리는 최현석이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용기 있는' 캐릭터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과 불평불만 아저씨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건 경찰인데 (사실 테러 예고가 있었음에도 군인이 아닌 경찰이 온건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알기로 장난 테러 예고여도 대테러 부대에서 움직인다), 이 캐릭터가 시민을 지키는 사명감이 딱히 없었던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좀 과하게 무능력해 보인다. 현장에서 상황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 텐데 '위에서 저들을 환자라고 했어'라는 말에 동조한다거나 뻔히 서영철이 듣고 있는데 '제어실'에서 cctv를 보고 있다고 광고한다거나.

불평불만 아저씨는 뭐.. 있으나 마나 한 역할을 잘 수행한 것 같다. 

 

군부대와 비상사태 대응 캠프

군인들이 너무 말도 안 되게 진입한다. 드론을 먼저 날려볼 수도 있을 거고 권세정이 말해준 층에 디렉트로 잠입도 가능했을 것이다. 근데 그냥 진입하다가 전멸한다.............. 당연히 좀비가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것에 대해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었겠지만 너무 비현실적으로 작전을 수행한 느낌이 강하다. 대테러 부대 또한 '좀비의 진화의 두려움'을 보이는 도구로 사용되고 무능력하게 비쳐야 했다. 

비상 대응 캠프도 뭐..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동이나 무능력한 모습이 영화의 메시지를 보이는 도구로만 사용된 게 아쉽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사령관은 굉장히 납득 가능하고 능력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최소한 '판타지 군부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창욱(최현석) 캐릭터는 대체 뭔가요?

그는 누나를 잃는다. 그것도 동행한 경찰의 '누나를 버리자는 의견'과 '생각 없이 제어실에 있다고 언급'한 것 때문에.

그래서 흑화 한다. 

그리고 갑자기 엄청난 칼잡이가 되어 식칼 하나로 좀비 수십마리를 잡는다.

이 캐릭터에게 정말 아쉬운 게, 김신록(최현석 누나)에게 대사 하나만 넣어줘도 입체감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너 특임대 제대한 지 얼마 안 돼서 이렇게 고생하는데...' 같은 대사만 있어도 그가 평범한 경비원이 아님을 알 수 있을 텐데.. 

결국 아무에게도 복수하지 못하고 자신의 누나에게 칼에 찔려 죽는 것은.. 아휴

이 캐릭터의 존재 의의를 전혀 모르겠다. 그냥 액션신 찍다가 퇴장하는 캐릭터, 누나와의 신파 찍는 캐릭터.

 

마무리

아이디어가 상당히 괜찮았다고 본다. '완전한 소통'의 세계를 마구마구 상상하게 만드니까.

좀비들의 액션도, 영화 막판에 나오는 앤트밀 현상도 카타르시스를 꽤나 느끼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 방식, 개연성, 뒤떨어지는 현실성, 부족한 캐릭터들은 이 장점을 제치고 '짜증 나고 재미없는' 영화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 콘셉트의 좀비도 많은 긴장감을 주고 나쁘지 않았으니 비슷한 컨셉의 좀비물을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