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침 대 좋 아.
언제인지 기억도 안날 어릴적, 덩케르크를 영화관에서 봤었다. (진짜 기억안남)
어느 날, 오징어게임3 리뷰 영상을 보던 중 덩케르크의 언급을 보고 이 영화의 존재를 떠올렸다. 오징어게임3의 3인물의 표현 방식이 덩케르크의 표현 방식에 비해 굉장히 아쉽다는 이야기였다.
이동진 평론가님이 덩케르크를 굉장히 고평가하고, 어릴적에는 덩케르크를 보며 '지루하다'라는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 있기에 침대에 누워 테블릿으로 덩케르크를 다시 봤다.
이건 명작이다.
비주얼 : 색감, 촬영, 작화, 그래픽(CG)
⭐️⭐️⭐️⭐️⭐️
화려하지 않다. 그래서 더 몰입된다.
전쟁 영화이지만, 적군과 싸우는 장면 없이 지친 기색이 가득한 병사들과 전쟁터를 잘 표현해 주었다.
인물 : 연기력, 캐릭터 매력, 관계성
⭐️⭐️⭐️⭐️⭐️
나는 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사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인물들의 이름은 한 두번 언급되고 말거나 아예 보직 이름으로 부른다.
그런데 각 캐릭터의 입장, 특성, 상황은 모두 이해되고 기억에 남는다. 이름을 부여하지 않고도 인물들에게 매력성을 입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연출 : 속도감(템포), 편집, 감독의 스타일
⭐️⭐️⭐️⭐️⭐️
어릴 때는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보니 버릴 장면이 없다. 상황을 표현하는 방식, 긴장감 모두 영화 내내 집중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 먼저
진짜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냥 좋았다.
기억에 남는 장면
프랑스 군은 같은 연합군임에도 차별받는다.

이 영화에서 언급되는 국가는 3개다. 독일, 영국 그리고 프랑스.
덩케르크는 세계 2차 전쟁에서 독일군이 코앞에 있는 상황에서 영국군이 자국으로 병력을 철수시키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그런 독일군이 진격하지 못하게 막아주는게 프랑스군이다.
다시 말해, 영국군이 안전하게 복귀하기 위해 프랑스군은 희생을 감수하며 독일군을 막아내는 것이다. 이미지의 병사는 프랑스 병사로, 영국 병사인 주인공을 아니꼽게 보는 표정으로 본다.
똑같이 징집된 병사인데, 국적으로 인해 저 프랑스 병사는 타국의 병사를 살리기 위해 사망할지도 모른다.
내가 전쟁중에 미국 병사를 살리기 위해 죽어야 한다면, 이를 받아드릴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즉, 이 영화에서는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심리를 봐야한다.
철수는 해야하는데 배는 부족하고 인원은 많다. 빨리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언제 독일군에게 죽을지 모른다.
나 또한 저런 상황에서 이타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호의적일 자신이 없기에 더 많은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게된다. 나또한 군필자이니까.

영화의 초반에서, 한 명의 병사가 영국군의 옷을 입고 시체를 묻어주고 있다. 당연히 같은 영국군이 동료를 묻어주는 장면으로 보이지만 사실 시체를 묻는 병사는 프랑스 병사이다. 죽은 병사의 옷을 훔쳐입은 것이다.
프랑스 군은 연합군의 후퇴를 위해 시간을 버는 용도로 전장에 투입되어 있었기에, 저 프랑스 병사는 영국군으로 위장해 전쟁터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이다.

이 프랑스 병사를 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저 살고싶어서 발버둥 치는 저 모습이 우스꽝스럽거나 한심하게 보이지 않는다. 독일군이 진격하는 것을 지연시키다 죽는 것보다는 일단은 어떻게든 사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깟 도덕성, 윤리, 양심이 중요할까? 일단 살아야 나쁜놈으로 찍혀 고통이라도 받지 않겠는가.
그저 살고싶었던 프랑스 병사의 입장이 이해되고, 복잡한 심정으로 영화를 보았다.
동시에 국가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사람도 있다.

영국의 공군 파일럿은 전투기를 이끌고 영국군의 후퇴를 돕는다. 독일군의 전투기를 격추시키고, 복귀하는 배를 호위하는 것이다.
3개의 전투기와 파일럿으로 구성되어있던 이 분대는 이미지의 병사만이 마지막까지 남게된다.
그리고 그의 전투기는 연료 측정기가 고장나 연료가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그는 마지막 전투기를 추격하는 순간 직감했다. 복귀하는데 사용할 연료가 부족하겠다고.
그럼에도 그는 복귀하지 않았다. 후퇴하는 연합군을 공격하는 독일의 전투기를 마지막까지 쫓는다.
그리고 추격시킨다.


그는 연료가 다한 전투기를 적진의 한가운데 착륙시킨다.
그리고 전투기를 불채우며, 독일군에게 포위되며 그의 장면은 마무리 된다.
이 영국의 파일럿은 살기 싫었을까? 당연히 아니다. 그는 그저, 자국 병사들의 목숨과 임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미래를 알면서도 연로를 모두 소모한 것이다.

내가 죽으면 국가고 뭐고 의미가 없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의 가족을 위해, 국가를 위해 죽을 각오로 임무를 수행했던 군인들에게는 존경을 넘어 경외심이 든다.
네 친구는 괜찮을까? "네"

이 영화의 영웅은 군인만 있지 않다. 배는 부족하고 후퇴해야 할 군인은 많은 상황에서 민간인 선장은 자신의 배를 이용해 군의 후퇴를 도우려 한다. 자신의 아들과 함께..


전쟁에 심한 트라우마가 생긴 그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선장또한 아들같은 영국군들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당연히 군인은 그를 해칠 의도가 없었다. 전쟁터에 있던 두려움에, 제발 영국으로 돌아가고싶은 마음에 선장과 몸싸움을 하다가 애꿏은 조지만 사고를 당한 것이다. 사고를 당한 직후 조지는 의식이 있었지만...


선장의 아들은 친구를 잃었다.
학생정도로 보이는 아 아이에게, 친구의 죽음을 부른 이 배는 또 하나의 전쟁터로 느껴졌을 것이다.
실제 전쟁터에서는 어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던 동료가 바로 옆에 시체로 변했을 수 있으니까.

이 장면은 내가 생각하는 덩케르크의 최고의 장면 중 하나이다.

선장의 아들은 조지의 죽음을 군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아니, 그가 죄책감을 느끼길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영국군을 구하는 과정에서 전쟁터를 간접 체험하고, 군인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지를 실수로 민 군인의 정신이 어떨지 어림짐작 했을 것이다.

전쟁이라는 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존재를 가진 상황에서, 선장과 그의 아들은 '전쟁의 피해자' 인 군인을 안쓰럽게 보고 그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주고싶지 않아했다. 친구의 죽음 조차 책임을 묻기 조심스러워지는.. 그저 전쟁의 참혹함을 그 어떤 것보다 잘 보여준 장면같다.
살아왔으면 됐다.

전쟁은 노인들이 일으키고 젊은이들이 전장에 나간다.
아주 유명한 말이다. 지도자들의 야욕과 경제상황에 의해 발발한 전쟁의 피해자는 그 누구보다 징집되는 병사들이다.
징집되어 전장에 투입되면 그들은 더이상 사람이 아니라 장기판의 '말'이 된다.
장군들의 수싸움에 그저 이용되는 말.
하지만 전쟁에서 패하고 본국으로 복귀한 병사들은 책임감을 느낀다. 본인들이 더 용맹하지 못해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해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국의 사람들은 그저 살아돌아온 병사들을 축하해주고, 박수쳐준다.
전쟁터에서 두려움에 떨었을 그들에게 누가 비난을 할 수 있겠나.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장면이다.
마무리
아마 21살, 군에 입대하기 전 아르바이트 하던 시절일 것이다.
아르바이트 하던 곳에서 사장님의 아내에게 '남자들은 대학 다니다가 미래가 안보이면 군대 가서 생각해볼 수 있잖아' 라는 말을 들었다.
이 나이까지 생각이 나는걸보면 꽤나 충격적이었나보다.
한국의 남자들에게 군대는 도피처가 아닌 큰 두려움의 대상이다.
'내가 성인이 될 때면 통일되서 군대 안가도 되겠지' 생각했던 나의 초등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아마 모든 대한민국의 어리고 젊은 남자들이 같은 생각을 했고, 울며 입대를 했을 것이다.
나또한 그랬으니까.
한국의 군필자들에게 이 영화는 더 깊게 다가올 것이다. 한국 전쟁의 참전자들, 지금 내가 글을 쓰고있는 이 순간에도 북을 지켜보는 상황실의 군인들, 부대를 지키고 있는 위병소의 병사들. 그리고 수많은 군인들이 평화를 지켜주고있다.
군말없이 자신의 1년 반을 군에 사용하는 징병자들, 그리고 자원해서 간부나 지휘관으로 들어가는 모든 군인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싶다. 군필자가 되어 덩케르크를 보니 더욱 의미있게 남았다.
'취미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햄넷 - 스포리뷰 (폭싹 속았수다 스포있음) (1) | 2026.03.10 |
|---|---|
| 파반느 - 스포 리뷰 (1) | 2026.03.04 |
| 왕과 사는 남자 - 극장 후기(스포) (0) | 2026.02.18 |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간단리뷰 (0) | 2026.01.30 |
| 이터널 선샤인 - 리뷰 (1) | 2026.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