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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파반느 - 스포 리뷰

by 궈녕쓰 2026. 3. 4.

프리뷰

가끔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생각난다. 
외국의 로코를 보기도 하고, 한국의 로코를 보기도 한다. 
로맨스 이야기를 보다보면  누군가를 좋아했던 과거의 내가 떠오르고, '저런 사랑도 할 수 있구나' 생각하게된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반느는 결말이 아쉬웠지만 초중반부는 서로가 서로의 세상이었던 청춘의 사랑 이야기를 너무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비주얼  : 색감, 촬영, 작화, 그래픽(CG)

⭐️⭐️⭐️⭐️⭐️
다양한 장소, 장면에서 '애틋함'을 잘 표현해주었다.

인물 : 연기력, 캐릭터 매력, 관계성

⭐️⭐️⭐️⭐️⭐️
주인공인 문상민 배우의 대사들, 행동들이 기억에 남는다. 
고아성, 변요한 배우또한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주었다.

연출 : 속도감(템포), 편집, 감독의 스타일

⭐️⭐️⭐️⭐️
이음새 있게,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스토리 : 자연스러운 전개, 이음새, 흥미

⭐️⭐️⭐️
엔딩이 너무나도 아쉽다. 클라이막스까지 구성을 잘 진행했다가 급하게 막을 내린 느낌이다.
 

줄거리 설명이 정말 찰떡인 것 같다.

아쉬운 점 먼저

엔딩이 이게 최선인가요?

모든 로코의 이야기가 해피엔딩일 필요는 없다. 클라이막스까지 애틋함을 최대로 끌어올려놓고, 이를 안타까움으로 바꾸는 연출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드 엔딩을 만들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파반느 영화의 결말에는 명분이 굉장히 부족하고, 그저 관객들에게 '안타까움과 동정'을 강요했다고 생각한다.
 

버스의 가장 뒷자리에 앉았음에도 엄청난 불빛이 비춰지는 모습은 사고가 났음을 직감하게 한다.

문상민 배우가 맡은 경록은 영화의 후반부에 사고를 당한다. 눈이 휘몰아치는 날, 경록이 타고있던 버스가 트럭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경록의 상황이나 현실에 상관 없이 그냥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하필이면 미정과 크리스마스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은날에.
 

미정은 경록과 만나기로 한 날, 선물을 들고 새벽까지 기다리지만 경록은 나타나지 않는다.

안타깝다. 이 감정은 확실하게 든다. 
영화를 보면 누구보다 경록과 미정의 해피엔딩을 바라게 되는데 서로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는 결말은 슬프다. 
하지만 버스의 사고로 만든 강제적인 새드엔딩은 '짜증'이라는 감정을 더 느끼게 만든다. 
경록과 미정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이제야 꿈을 찾아 대학에 들어가고 살아갈 이유를 찾은 경록은 어이없게 퇴장했다. 
그의 퇴장을 납득시킬만한 다른 사유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사고가 난 장면, 미정이 켄터키 앞에서 경록을 계속 기다리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5년 후'로 넘어가버린다.

나는 5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간단히라도 보여주지 않고 넘기는 것은 꽤나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세명의 주인공이 서로를 치유해주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다가, '경록에 대한 그리움'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상당히 아쉽다.
 

좋았던 건

이 이야기의 엔딩은 아쉬웠지만, 세 인물에 대한 묘사나 엔딩 전까지의 전개는 와닿는게 많았다.

미정(고아성)

못생김을 연기하는 방법은 저에게 좀 배우셔야 할 것 같아요 아성씨

이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 원작에서 미정에 대한 묘사는 다음과 같다.
'정말 이렇게 못생길 수 있나 싶을정도로 못생긴 여자'
영화에서의 미정은 백화점 직원 모두에게 외면받는다. 그녀의 외모도, 그녀의 음침함도, 그녀의 낮은 자존감도 원인이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백화점 재고 관리를 '과하게' 담당하는 미정

상부에서 '짐 옮기는 것좀 도와주세요'라고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했음에도 '도와드렸습니다~'라며 조롱하는 직원들은 미정이 백화점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잘 보여준다. 
그녀의 배경에는 외모로 인한 자신감 뿐 아니라.. 

빚 독촉 전화가 많이와서 핸드폰마저 없앤 가정환경 또한 그녀의 상황을 보여준다.

'나의 아저씨' 라는 작품을 참 좋아한다. 
이 작품에서도 여자주인공 이지안은 본인의 선택이 아닌 상황에 의해 아등바등, 이기적으로 살아간다. 미정과 비슷한 이유들로.
하지만 '아저씨'인 부장이 그녀를 도와준다. 조건없이, 그저 그녀가 좋은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그 조건없는 따뜻함이 나에게 나의 아저씨를 보며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파반느도 마찬가지다. 경록또한 자신의 상처가 있어 미정에게 다가간다. 
다가가는 과정에서, 경록은 그녀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 그냥 미정 앞에서는 자신 또한 솔직해진다고 말했다. 
미정은 평생을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는 사람만이 접근했을 것이다. 
재고를 채워주길 원하는 백화점의 직원들, 돈을 원하는 사채업자들. 
 
그런 그녀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단순히 그녀가 좋아서 다가오는 경록은 어떤 의미였을까.
 

걸어와도 괜찮은데

경록이 소중한 사람이 되어서, 그가 힘든 모습을 보이자 망설임 없이 뛰어가는 미정. 
그리고 자신을 위해 뛰어온 미정이 힘들었을까봐 걸어와도 괜찮다고 하는 경록.
서로를 얼마나 애틋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0123
서로에게 더더욱 소중한 사람이 되어가는 장면들.
경록의 고백에 '저도 좋아해요'라고 대답하는 미정

 

01
누가 내 모습 저기에 넣어놨냐

무전기 주파수를 변경하지 않아 모든 직원들에게 소문이 나고, 공식적인 커플이 되는 순간에 같이 환호하는 백화점 직원들.
이 순간 미정은 백화점 직원들에게 외면받는 대상이 아닌 영화의 주인공이였을 거다.
 

하지만 그들에게 끝이 찾아오는데

이별아닌 이별을 고하는 미정

미정이 경록에게 이별을 고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댄스로 면접을 통과하고 대학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경록. 
하지만 여전히 백화점에서 재고관리를 하면서 경록의 연락만을 기다리는 미정.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과거가 있었지만, 여전히 경록이 전부인 미정은 대학과 새로운 동기들이라는 새로운 세상이 생긴 경록을 보며 자신이 그의 삶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겉만 보면 미정이 경록을 떠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외면받고, 어둠으로 숨는게 편했던 미정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납득이 된다.
경록은 점점 빛이 비추는 곳으로 나아가는데, 그런 그를 따라 억지로 빛이 비추는 곳으로 나가는 나. 
경록의 친구들이 있는 자리로 나가기 위해 평소 하지 않던 화장을 하다가 문득 깨닫게 되는 미정이다. 
함부로 그의 세상을 따라갔다가 상처받을 또다시 상처받을까봐 도망가는 모습은 그녀의 낮은 자존감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을 주는 장면이다.
 

그래도 다시 자신을 찾아오는 경록을 보는 미정.

자신을 보기위해 눈이 휘몰아치는 밤, 정류장으로 뛰어오는 경록의 모습은 다시 어둠으로 들어가려는 미정에게 확신을 주는 최고의 연출이었다. 
 
하지만 경록은 버스의 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그들은 요한의 소설에서라도 행복한 엔딩을 맞게되었다.
그리고 현실에서의 미정은 이제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자신이 좋아하던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었다.

경록과 미정의 이야기는 세드엔딩을 맞았지만, 어둠속에서 살던 미정을 경록은 밝은 세상으로 꺼내주었다. 미정에게 그는 영원토록 소중한 존재로 남을 것이다.
 

경록

경록의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경록의 친아버지
하지만 그는 배우로 성공하자 다른 여자와 결혼을 발표했다.

경록은 이와 같은 상처가 있다. 자신을 바람핀 아버지가 '싸지른 존재'로 생각하지만 이 생각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친다. 

그리고 자신의 갑질을 당하며 주차장 알바를 한다.

경록의 삶 또한 어둠이다. 자신을 버린 아버지, 그런 아버지로 평생 고통을 받으며 사는 어머니. 
그 사이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살았을 자신.
 
그렇게 의미없이 살아가다가..

미정을 만난다.

왜 경록은 미정에게 반했을까? 분명 미정은 외모만 보았을 때는 다른 백화점 직원들에 비해 잘난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많은 남직원과 여직원은 그녀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하지만 경록은 (가족)사랑에 대한 상처가 있는 사람이다. 이런 상처는 화목한 가정에서 평화롭게 지낸 사람들에게는 공감받기 힘들 수 있다. 
그래서 경록은 차갑게 지낸다. 다른 사람들과 굳이 친하게 지내지 않고 상당히 사회성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인물로 묘사된다.
미정에게 자신과 같은 처지, 동정을 느꼈을지 모른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습이 아닌 자신이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 그 모습이 사회에서 외면받을지라도 있는 그대로 살아가니까.
 

자신의 꿈을 외면하고 살았던 경록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미정

'남들 다 그러고 살아'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싶은 것이 아니라 세상의 틀에 맞춰 살아가고 있으니 너 또한 그래야 한다는 말.
경록 또한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주차장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기에, 자신의 꿈을 존중해주고 포기하지 말라는 미정의 말은 크게 와닿았을 것이다.

나는 미정을 '검은 색이 칠해진 도화지' 라고 생각한다. 
흰색 도화지에는 팬으로 색을 칠할 수 있지만, 미정은 자신의 도화지를 검은색으로 먼저 칠해버렸기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없다. 
그런 미정을 보며 경록은 꾸밈이 없다고 표현한다. 자신 또한 삶에 빛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마음 한편에서는 자신의 빛을 찾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경록은 다시 자신의 꿈을 도전했다.

경록은 자신의 꿈이었던 댄스를 다시 시작하고, 결국 대학에 합격했다. 그리고 이미지와 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 누구보다 흥분하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은 변하는 것일까..

요한의 자살 시도 소식에 우는 미정을 다그치는 경록

 

그리고 미정을 쳐다보는 눈이 달라진 경록

점점 사회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대학의 수업을 듣고, 꿈을 이뤄가던 경록은 여전히 어둠에 있는 미정을 무의식적으로 한심하게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경록이 미정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경록은 미정만이 아닌 다른 관심사와 세상이 생겨버린 것이다.
 
검정색이었던 경록의 도화지가 다양한 색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검은 색은 공간이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미정은 경록에게 이별은 고한다.
 

미정과 함께 갔던 LP바에 이별 후 다른 여자와 찾아간 모습

인간은 잃어봐야 소중함을 알게되는 존재일까.. 
미정을 잊지 못하는 경록의 모습.
 

그래서 경록은 버스가 눈때문에 멈추자 미정을 만나러 달려간다.

어찌저찌하다가 미정이 사는 곳을 알게된 경록. 
나의 어둠을 걷어내준 미정을 경록은 잊지 못했다. 
미정은 경록이 이제는 자신이 없어도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걸어와도 괜찮은데

 

재회 후 함께 춤을 추는 둘

여전히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둘. 
추운 눈내리는 날, 뛰어오며 힘들었을 경록에게 걸어와도 괜찮은데 왜 달려왔냐고 물어보는 미정. 
어떻게 서로를 먼저 생각할 수 있을까.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마무리

사실 이 둘의 관계가 이어지는 데에는 '요한'이 큰 역할을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경록과 미정만이 아닌 요한까지 총 3명이다. 
그래서 요한의 이야기도 다루고 싶은데 체력이슈로 나중에 추가해야겠다.
 
여전히 결말이 아쉽다. 쫌 해피엔딩으로 만들어줬으면 안되남.. 
세 주인공이 어둠속에서 살다가 서서히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전개가 좋다.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