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소설

자몽살구클럽 - 한지수(한로로) 아주아주 스포리뷰

by 궈녕쓰 2026. 1. 13.

플롯 :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멈출 수 없었는가?"

⭐️⭐️⭐️⭐️

 주요 등장인물은 총 4명인데, 4명의 이야기가 각각 펼쳐진다. 서로가 돕는 과정을 그리며 '이 아이는 어떤 사연이 있지?' 라는 생각이 들어 뒷 이야기를 읽고싶게 만든다. 원래 4~5일정도 나눠서 천천히 읽으려 했는데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문체 : "문장이 아름답거나 표현이 세련되었는가?"

⭐️⭐️⭐️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중생'이다. 그래서 문체또한 여중생의 언어를 사용한다. '개찐따' 같은 단어도 등장하는데 사실 어른이 되어버린 내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단어는 아니었다. 그로인해 쉽게 읽지는 못했다 라는 느낌이지만 주인공이 여중생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구성들이었다. 

인물 : "주인공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거나 몰입했는가?"

⭐️⭐️⭐️⭐️

개인적으로는 태수의 서사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하나 보현이에게는 공감을 넘어 세상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말에 관해 부정적인 의견을 몇 봤었는데 나는 크게 여운이 남는, 좋은 결말이였다고 생각한다.

세계관 : "그 세상이 실제로 어딘가에 존재할 것처럼 느껴졌는가?"

⭐️⭐️⭐️⭐️⭐️ 

충분히 현실에 존재할만한 세계, 캐릭터들이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메시지 :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고 묵직한가?"

⭐️⭐️⭐️⭐️⭐️ 

책의 초반에 '이 세상의 모든 소하, 태수, 유민, 보현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라고 기입되어있다.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 뮤비까지 보고나면 그녀가 무엇을 전달하고싶은지 확실히 알 수 있다. 나는 충분히 이 내용에 공감하고, 여운을 남길 수 있었다.

 

이번엔 희한하게 뒷면으로

이 소설은 여중생들의 이야기다. 소설의 화자도 여중생이다보니 모든 내용이 '소녀스럽다' 라는 느낌을 준다.

책의 뒷면에도, 한로로의 노래 뮤비에서도 언급하는 '당신은 무엇 때문에 죽고 싶나요?',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나요?'들을 들었을 때 이제까지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책을 읽고 나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한로로의 뮤비를 보기 전에는 '자몽살구클럽? 그럼 줄여서 자살클럽인가?'라고 장난스럽게 생각하며 '설마 이런 귀여운 그림에 그런 뜻은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떠오른다. 

실제로 그런 뜻이라는게 정말 놀란 포인트중 하나였다. 한로로라는 가수는 귀여움과 맑은 느낌의 노래와 이미지를 보여줬는데 이런 어두운 주제라니. 

 

아쉬운 점 먼저

하태수는 살구싶다.

우리라는 아스피린은 효과가 없었다. - 116p

태수는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직전에 이를 암시하는 내용들로는, 학교에 찾아와 태수의 뺨을 선생님들이 보는 앞에서 때리는 어머니.

그것 뿐이다. 물론 자몽살구클럽 부원들을 데리고 미용실을 간다거나, 쓰레기 소각장에서 교과서를 태워버린다거나 하는 극단적 선택을 앞둔 사람의 과한 행동?을 보여주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갑자기' 이다. 

태수가 옥상에서 뛰어내리기 전, 그녀는 그저 밝은 자몽살구클럽의 대장이었다. 태수가 무슨 이유로 자살을 생각하는지는 묘사된 부분이 거의 없다. 남은 자몽살구클럽 부원들에게 남긴 편지마저도 그녀의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자살을 선택하기까지 그녀에게 수많은 일과, 부원들에게 마저 숨긴 내면의 생각과 감정이 있었겠지만.. 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데는 냉정하게 실패한 것 같다. 

 


나유민은 살구싶다.

태수가 죽기전에 저희에게 쓴 편지가 있어요. 그 편지에 대한 답장을 하고싶어요. - 151p

태수는 자살을 고민한 이유가 부족하고, 설명이 되지 않았다면 그녀의 친구 이상의 관계인 유민이는 그녀의 서사가 태수에게만 맞춰져있어 아쉽다. 

나유민은 살구싶다 파트는 태수가 자살을 선택한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태수와 유민이는 작은 공간에서 나오며 교복 단추가 풀려있다는 부분을 보면 둘은 단순한 친구가 아님을 알 수 있는데, 책을 읽었을 때 유민이가 자몽살구클럽에 들어가 있는 이유는 단순히 태수때문 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나유민은 살구싶다 파트에서는 정말 사랑하는 태수가 떠났음에도 유민이가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원래부터 자살을 생각하던 캐릭터가 아니고 (그래서 자몽살구클럽에 부원으로 있는게 아쉬웠고) 갑자기 자살할 이유가 생기고 '난 태수 네가 죽었지만 열심히 살아갈거야' 라고 마무리되는게.. 많이 아쉬웠다. 그래서 유민이에게는 다른 캐릭터만큼 이입이 되지는 않았다. 

 

내용에서 좋았던 점은

이보현은 살구싶다.

응, 우리 누나 최고야. 나는 누나 없으면은 못 살아 ... 누나가 엄마처럼 안되면 좋겠어 -67p

보현이의 서사는 좋았다. 다른 말이 필요가 없다. 

보현이는 어린 나이에 소녀가장이 되어가고있다. 암에 걸린 어머니, 부담하기 어려운 병원비.(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흐름상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보현이의 이모는 '너의 영화감독 꿈은 현실성이 없어. 어머니의 병원비 빚을 갚으려면 공무원을 해야해' 라고 말한다. 그녀의 선택이 아니라 상황이 보현이의 인생을 결정하고있다. 

그녀의 동생인 보훈이는 누나는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겨우 여섯살임에도 현실이 냉정하다보니 빠르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지만 누나가 행복하길 바란다. 겨우 중학생인 보현이가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공무원이나 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세상이 원망스러웠을까. 이런 상황이 어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이 얼마나 싫었을까.

 

보현이의 서사가 좋았던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삶에서 미래를 찾을 수 없다는 안타까움을 잘 전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몽살구클럽이 보현이에게 '살구싶은 이유'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한로로의 시간을 달리네 뮤직비디오 장면

자몽살구클럽은 모두가 인천의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보현이에게 쥐어진 캠코더로 부원들은 한 편의 영화를 함께 만들어간다. 

그 제목은 바다와 토마토

보현이에게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준 자몽살구클럽의 부원들, 함께 시청해준 부원들, 영화가 끝나고 크나큰 박수를 준 부원들. 

이 소녀들의 마음이 너무 애틋하고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현이는 이 경험을 기반으로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시간을 달리네' 뮤비이야기로 보현이의 서사를 더 이야기 하고싶다.

시간을 달리네 뮤비에는 한로로가 등장한다.

바다에서 자몽살구클럽 부원들의 이야기를 보현이는 영화로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장면을 그리는 한로로의 뮤직비디오에는 한로로 본인이 등장한다. 이미지처럼 캠코더를 들고 부원들을 촬영하는 모습으로.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몽살구클럽 소설에는 한로로가 등장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의 한로로를 추측할만한 인물도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이 부원들을 예쁘게 생각하는 (자몽살구클럽 부원이 아닌 학생으로써) 음악선생님 정도를 생각할 수 있는데...

소설에는 전혀 없는 음악 선생님과 자몽살구클럽 부원이 노래하는 장면

한로로가 등장하는 장면은 소설에서 전혀 추측할 수 없는 장면들이기에, 그저 또다른 세계관으로 인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뮤직비디오의 댓글에서 '보현이가 자라서 영상에 나온 로로가 된 게 아닐까 싶더라' 라는 글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너무나도 납득되는 가설이었다. 

 

멈춰버린 시간 속에 네가 서 있어
아무도 모를 추억 틈에 너와 내가 있어
마침내 너에게 다가가 사랑해
외치기 위해 오늘도 시간을 달리네

시간을 달리네의 하이라이트는 이 가사다. 캠코더의 영상속의 자몽살구클럽 부원들은 '멈춰버린 시간 속의 너'이다. 어쩌면 보현이가 자란 현실에는 부원들이 없을지도 모른다. '너에게 다가가 사랑해 외치기 위해 오늘도 시간을 달린다' 라는 표현은 마치 부원들을 기억하기 위해, 언젠가는 부원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위해 멈추지 않는 현실의 시간을 달려간다. 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에서는 보현이가 소하를 찍으며 인터뷰를 진행한다.

마치 소하를 찍는 보현이를 연상하게 하는 뮤비 장면. 이는 한로로가 어른이된 보현이라는 생각의 큰 근거가 된다. 

자몽살구클럽의 부원들은 보현이의 바다와 토마토를 본 후 '보현이 네가 나중에 영화감독이 되면 우리 이야기도 영화로 만들어주라' 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만든게 당시의 자몽살구클럽 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간을 달리네' 뮤직비디오의 내용인 것이다. 

 

이제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토마토나, 세 송이로 보이는 꽃은 보현이를 제외한 자몽살구클럽 부원이 이제는 현실에 있지 않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자몽살구클럽 부원들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되지는 못했던 걸까.

 


김소하는 살구싶다. 나는 살구싶다.

제가 감히 살구싶다를 외쳐도 되나요

아무나 알려주세요

제발요

 

저를

 

살려주세요 - 193~194p 책의 끝자락에서

 

책의 엔딩에 나오는 말이다.

 정말 충격적인 결말이다.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결말이다. 이렇게 끝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소하의 죽고싶은 이유는 아버지다. 매일 술에 꼴아있고, 업소녀를 집에 부르고, 아내와 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최악의 아버지. 

책의 초반에 소하의 어머니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도망쳤다. 소하마저 버리고 간 어머니. 

어머니를 향하던 분노는 소하를 향했다. 소하의 얼굴은 항상 상처가 나있었고, 학교에서는 반 구석에서 혼자 자는척을 하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아이이다. 

 

소하에게 자몽살구클럽은 정말 특별했을 것이다. 심지어 죽으려고 한 날에 자몽살구클럽의 모집 공고를 보았다. 그래서 '죽는날을 하루만 미루자' 라고 표현한다. 

이 자몽살구클럽으로 인해 공포의 존재인 아버지가 자는새에 술을 훔치기도 하고, 머리카락을 잘라 얼굴을 드러내기도 한다. 암울한 흑백의 그녀의 삶에 색을 입혀준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믿고 따랐던 클럽의 대장 태수는 먼저 떠나버렸고, 도망갔던 어머니는 새로운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행복한 삶을 지내는 어머니에게 달려가 원망을 터뜨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생각했는데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는 소하의 선택은 이 아이가 평생을 어딘가에 기대지 못하고 살았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소하는 '살구'싶었다. 자몽살구클럽의 언니들이 너무 좋았고, 행복해지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소하는 아버지가 잠을 자는 새에 식칼을 들고, 아버지의 가슴에 칼을 꽃았다. 술에 심하게 취한 아버지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다가 숨소리마저 멎어버렸다. 

 

한로로의 '도망' 뮤직비디오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의 또다른 곡인 '도망'에는 소하의 이야기를 표현한다. 소하는 아버지를 살해한 뒤 새벽에 밖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달린다. 어디로 가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소하는 달렸다.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으로, 자신을 숨겨줄 곳으로.

그리고 다다른곳은..

 

학교다. 겨우 중학생인 소하가 가봤자 어디를 가겠는가. 

평생 기댈곳이 없던 소하에게 자몽살구클럽이 활동을 했던 학교와 그 중에서도 음악실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의 옥상에서 부원들과 함께 심어둔 토마토를 보는 소하. 

한로로의 '도망' 뮤직비디오는 '아무도' 없는 옥상의 장면으로 끝난다.

한로로의 '도망'의 가사를 보면 이는 모두 소하의 이야기임을 추측할 수 있다.

기우는 새벽에 매달린 채 밝아온 천국
나와 상관없죠
가면 쓴 천사의 속삭임
내게는 한 번도 닿은 적 없으니
끝없는 추락은 아프지 않단 걸
그녀도 알까요

 

천국은 나와 상관없다. 소하는 기댈 곳이 없다. 천국? 그딴게 있든말든 상관없을 거다.

끝없는 추락은 아프지 않다. 어쩌면 소하에게는 더 이상의 최악이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 어떤 것도 기댈 수 있는게 없었으니까.

 

시간을 달리네 에서도, 도망에서도 소하의 해피엔딩은 기대할 수 없다. 소하에게 자몽살구클럽은 유일한 '살구'싶은 이유가 되었지만 현실이 너무 차가웠을 것이다. 아버지를 살해하면서까지 살구싶은 소하의 모습이 나에게 너무나도 안타깝고, 냉혹한 현실을 원망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한로로라는 가수에 대해

한로로의 노래가 좋았다. 단순히 가사가 좋고, 멜로디가 좋았다. 그녀의 목소리도 좋았다. 

그래서 노래방에 가서 남자키로 한로로의 노래를 불러보기도 하고, 일하면서 그녀의 노래를 틀어놓기도 했다.

그러다가 최근 소설에 관심이 생겼고, 한로로의 노래가 좋았기에 그녀의 소설도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구매했다. 

소설에 아쉬운 점은 없지 않았지만, 나는 음악과 소설을 연결해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한로로에게 큰 감사를 표하고싶다. 

자몽살구클럽의 음악을 들을 때 마다 소하, 보현이와 부원들이 생각난다. 아마 이 여운은 오래 갈 것이다.

한로로라는 가수에게 정말 크게 관심이 생겼다.

'취미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학의 자리 - 스포 리뷰  (1) 2026.03.1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1) 2026.02.05
기파 - 박해울  (1) 2026.01.21
양면의 조개껍데기 - 김초엽  (0) 2026.01.06